
안경 맞추기 전 꼭 알아야 할 아이 시력 저하의 비밀, '가성근시'
최근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아지면서 자녀의 시력 저하로 안과를 찾는 부모님들이 늘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가 갑자기 칠판이 안 보인대요", "안경을 맞춰줘야 할까요?"라는 걱정 섞인 질문을 매일 접하곤 합니다. 안경점에 가기 전, 부모님들께서 반드시 알아두셔야 할 가성근시(가짜 근시) 이야기를 실제 진료 사례와 함께 전해드립니다.
10세 어린이 사례로 보는 가성근시의 실체
얼마 전, 광주연세안과를 찾은 10세 초등학생 환자의 이야기입니다. 기본 시력검사에서 양안 시력이 모두 0.3으로 떨어져 있었고, 굴절검사상 단순 초기 근시가 아닌 중등도의 근시와 난시가 확인되었습니다.
아이의 첫 안경 착용 상황이었기 때문에, 정확한 눈 상태와 숨겨진 질환 여부를 확인하고자 조절마비굴절검사(정밀시력검사)를 진행했습니다. 눈의 기질적인 질병은 없었지만 검사 수치는 매우 놀라웠습니다.
우안: -2.00디옵터 근시 ➡️ +0.50 원시 (조절마비 전후 굴절검사 결과)
좌안: -3.00디옵터 근시 ➡️ +0.50 원시 (조절마비 전후 굴절검사 결과)
진짜 근시가 아니라 모양체 근육 경련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근시처럼 보이던 가성근시였던 것입니다. 만약 검사 없이 그대로 안경을 맞췄다면 실제 눈 상태에 맞지 않는 높은 도수의 근시 안경을 착용할 뻔한 상황이었습니다.
'가짜 근시'는 왜 생길까요?
우리 눈이 사물을 또렷하게 보는 과정에서는 '조절' 작용이 일어납니다.
가까운 곳을 볼 때: 눈 속 모양체 근육이 수축하며 수정체가 두꺼워집니다.
먼 곳을 볼 때: 모양체 근육이 이완하며 수정체가 얇아집니다.
성인에 비해 아이들은 이 조절력이 매우 뛰어납니다. 하지만 장시간 스마트폰이나 책, 태블릿을 코앞에서 집중해서 보면 모양체 근육이 과도하게 긴장하게 됩니다. 근육이 풀리지(이완) 않아 먼 곳을 볼 때도 계속 근시 상태처럼 흐리게 보이는 것입니다. 실제로 해당 환아 역시 하루 종일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오래 했다고 확인되었습니다.
눈의 조절을 풀어주는 치료와 생활 습관 지도
눈의 조절을 풀어주는 치료와 생활 습관 지도를 병행한 뒤 1주일 후 다시 내원하여 재검사를 진행한 결과, 처음보다 시력 수치가 높게 측정되었으며 굴절 도수 역시 호전된 것을 확인했습니다. 다만, 가성근시의 경과는 개인의 눈 상태와 생활 습관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아이 첫 안경, '조절마비굴절검사'가 필수인 이유
가성근시는 일시적인 현상이지만, 방치한 채 스마트폰을 계속 가까이 보거나 맞지 않는 근시 안경을 쓰면 눈의 피로가 누적되고 불편함이 가중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상황이라면 무작정 안경점부터 방문하기 전 안과 전문의의 정밀 진료를 받아보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아이가 갑자기 멀리 있는 사물이나 칠판을 찡그려 볼 때
생애 처음으로 안경을 맞춰야 할 때
스마트폰, 태블릿 사용 시간이 하루 1~2시간 이상 지속될 때
아이들의 눈은 성인보다 유연한 만큼, 정확한 검사와 조기 대처가 평생 시력 관리에 가장 중요합니다.
[FAQ]
Q. 아이가 갑자기 시력이 떨어졌는데 무조건 안경을 쓰면 안 되나요?
A. 아이가 처음으로 시력 저하를 보일 때는 일시적으로 근시처럼 보이는 '가성근시(가짜 근시)'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상태에서 정확한 검사 없이 안경을 맞추면 실제 눈 상태에 맞지 않는 높은 도수의 안경을 쓰게 될 수 있으므로 안과에서 정밀 검사를 먼저 받아보는 것이 안전합니다.
Q. 가성근시는 왜 발생하나요?
A.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책 등을 코앞에 두고 오랜 시간 집중해서 보면 눈 속의 모양체 근육이 과도하게 수축된 상태로 경직됩니다. 이 근육이 제대로 이완되지 못하면서 멀리 볼 때도 수정체가 두꺼워진 채 유지되어 근시처럼 보이게 됩니다.
Q. 아이가 스마트폰을 많이 볼 때 어떤 신호가 나타나나요?
A. 아이가 멀리 있는 사물이나 학교 칠판을 볼 때 눈을 찡그리거나, 스마트폰 및 책을 지나치게 가까이 대고 보는 등의 행동을 보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증상이 관찰되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길다면 안과 전문의를 찾아 조절마비굴절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